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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나도 내 인생에서는 주인공이다.
_유수_
2011. 5. 11.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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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찬사는 다른 이들의 블로그에 모두 있을테니 패스. 그래도 간추려 말하자면,
이름이 사라지고 누구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로만 살고 있던 우리의 어머니들에게도 학창시절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영화
다만,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씁쓸하게 나왔던 이유는 나에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던가 하는 아쉬움 때문이다.
어느 누구나,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라는 영화의 메세지는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나의 영화는 어떠했던가? 굴곡없이 매끄러웠지만도 않았고 친구들과 싸우기도 했지만 칠공주파 써니처럼 사고치고 놀러다니며 친구들과 진한 우정을 나눴던 시절이 있었던가?
지금껏 친구들에게 지나가듯 자랑했던 나의 진화론적 산물, 나쁜 기억력 덕분인지 나는 지나온 세월이 기억나지 않는다. 누군가가 옆에서 ' 너 이랬잖아~' 라고 말을 해 주어야 겨우겨우 생각이 날까 말까한 정도이다. 이 영화 덕분에 들춰본 학창시절의 나는, 친구와 놀기 보다는 연예인에 빠져 살았고 밖에 돌아다니기 보다는 방안에서 컴퓨터를 갖고 놀았었다.
더듬어 보면, 초등학생 시절에는 <포트리스>와 <스타크래프트>에 빠져 길드까지 가입했었다. 그 사람들과 채팅하며 게임을 즐기는게 일상이었다. 친구와의 만남은, 방과 후 학교 앞의 분식집에서 함께 떡볶이를 사먹었던 기억, 주말이면 방방을 타러 가거나 시내에 나가 노래방 가던 기억, 친구랑 놀려고 처음 엄마에게 학원을 보내달라 졸랐던 기억... 중학생 때에도 거의 마찬가지였다. 방과 후엔 어김없이 분식집으로 곧장 향하고, 주말에는 시내 가고. 오후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 하루를 보내고 잠에 들었었다.
그러고보니, 나의 이러한 피해의식의 원인은 '고등학생 시절'에 대한 아쉬움 때문인 것 같다.
기숙사 학교 답게 하루 종일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서 부딫치는 일이 많았지만, 그 때의 스트레스를 잊고 싶다는 내 마음이 더 큰 것인지 추억이 떠오르질 않는다.
나쁜 일도 드문드문, 좋은 일도 드문드문. 나의 진화론적 산물, 기억력은 이렇게 부작용을 수반했다.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인간의 기억은 지워지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찾지 못할 뿐이다.
그렇다면, 십년 후 만날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나는 옛 추억들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아니, 찾고 싶다. 그래서 나도 써니처럼 멋진 친구들과 빛나는 추억을 가졌었노라 말하고 싶다.
나를 내 이름으로 기억하는 사람들과 함께, 내가 주인공임을 상기시킬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