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건축가의 삶
인터넷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해준다는 명제가, 오늘 드디어 참인 명제로 증명되었다.페이스북에 있는 대전과학고 알럼나이 그룹을 통해, 뉴욕에서 활동중인 건축가 조항만 선배님과 만나게 되었다. 콜롬비아에서 인트로 코스를 받고 있다는 글을 남기자, 선배님께서 사무실에 한 번 들리라는 코멘트를 달아주셨다. :)
선배님은 벌써 10년째 뉴욕에서 활동 중으로, 뉴욕이라는 도시에 끌려 콜롬비아로 석사 유학을 결정했다고 하신다.(사실 나도 U.T. Austin과 Columbia를 놓고 고민하다가 뉴욕에 살아보고 싶어서 결정했다.) 더불어 우리 학과의 박지영 교수님과 대학 동문이시라며 안부를 물으셨다. 사무실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한인타운의 일본식당으로 점심을 함께 했다. 이야기를 들으며, 막연하게 생각했던 건축가의 길에 대해 조금 더 윤곽을 잡게 되었다. 건축가라는 직업의 장점은 다른 예술 계통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내가 좋아서 나의 열정을 다해 할 수 있다는 점이다.물론 다른 직업들도 맡은바 프로젝트에 대해 열심히 할 수는 있겠지만, "나의 작품"이라는 생각으로 내가 맘에 들도록 야근을 무릎쓰는 그러한 열정은 건축가가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아닐까.그에 반해 단점으로 꼽자면, 힘들다는 거다. 너무 당연한 소리일지 모르지만 일에 쏟아야 하는 시간 만큼이나 다른 곳에 쓸 시간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의대 6년, 인턴 레지던트 등등 전문의가 되기까지 배워야할 게 많은 의사처럼, 건축가가 되려면 건축대학 대학원 뿐만 아니라 5년의 실무과정 끝에 자격증을 얻어야한다
의사, 변호사와 마찬가지로 건축가도 건축사 자격증이 필요하고 그게 있어야만이 스스로를 건축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건축가를 '자격증'이 필요한 영역의 전문가로 보지 않는 경향이 큰거 같다. 더구나, 건축하는 대상의 다양성으로 인해 한 회사에만 있으면 디자인 할 수 있는 건물이 한정된다. 대게 건축회사마다 주력분야(레지던스, 커머셜, 공공분야, 조경 등)가 있기 마련이고, 각 분야마다 최소 3년을 투자야해 그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다고 하니 가히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만 하다. 흔히들 생각하는 다양한 분야의 "설계"를 위해서는 몇 십년동안의 실무경험만이 건축가라는 이름을 완성시킬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내가 관심 있어하는 "도시"는 끊임없이 공부해야만 한다. 사람이 사는 곳이니 만큼, 사람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알아야만 한다.
예를 들어, 선배님이 예전에 블로그에 천개의 도시를 주제로 잡고 글을 썼을 때 어느 것 하나 도시를 위한 생각의 시발점이 안되는게 없었다고 하신다.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 있는 도시,라는 테마를 잡았다고 한다면 이를 위해 생각해야하고 고쳐나가야 할 것들이 끊임없이 나온다고 하셨다. 교통 수단의 발달이 도시의 형태에 끼친 영향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에 대해서도 공부해야할 것이고, 인구 노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도시의 형태에 대해 연구하려면 또 그에 따른 사회학적 공부가 필요할 것이다.
쉽지 않은 길이기에 내가 매력을 느낀 분야, 도시. 새로운 배움의 길이 끝이 없기에 나에게 매일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지 않을까? :)
Stumptown에서 제일 맛있다는 카푸치노를 마시며, 마지막으로 선배님께 New york의 매력을 들었다.
왜 다들 뉴욕, 뉴욕이라 할까? 이 도시를 돌아가게 하는 사람들의 열정이 뉴욕을 빛나게 함은 물론이겠지만 도대체 그 무엇이 멋진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걸까.
지금 이 시기에 뉴욕의 그 무언가를 꼭 느껴보기를 바란다는 선배님의 말을 실천하고 싶다.
그래, 내가 지금의 젊음을 갖고 다시 뉴욕에 오기는 힘들거다. 즐기자.
선배님과의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인터넷에 선배님의 이름을 검색해 보았다.
뉴욕에서 활동하는 젊은 건축가로 이미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었다.
2008년 인터뷰 http://kr.blog.yahoo.com/jungwooji/1237037.html
2009년 기사 http://blog.golfsky.com/myblog/index.asp?blogid=1000827&code=2697&num=3615721&page=16